우리는 얼마나 얇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양이24 댓글 0건 조회 590회 작성일 18-09-05 19:41본문
한번 등 돌리면
지금까지 손가락 숫자도 못 되는 여자들을 사랑했으나
아무도 오늘 내 전화번호부에 남아 있지 않다
또한 내 손가락 숫자 조금 넘는 사람들을 존경했으나
마음을 다해 고개 숙일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그들과 사이에 고운 말과 웃음은 허비 되었다
이빨 숫자 정도 되는 사람들과 깊이 사귀었으나
돌아보면 벌레 먹지 않거나 덧씌우지 않은 관계는 남아있지
않다
현재 생존하는 사람 가운데 그리운 사람은 없다
어두워지면 누구나 혼자로 돌아가듯
언젠가 우리의 어깨동무도 풀어야 하고
오늘의 다정한 말과 손길은 끝이 있다네
그러므로 참과 거짓을 가리는 일은 쓸모가 없지
우리는 얼마나 얇은 얼음 위에서 봄을 맞고 있는 것이냐
등 돌린 후 다시 돌아보지 마라
등을 보이고 걷다가 다시 뛰어오는 일은
삶의 모독, 삶은 장난이 아니며
영화가 아니니까
등 돌리기 전에 가능한 한 신중하라
그러나 지나치게 시간을 끌지는 마라
적어도 시간을 끄는 인상을 적들에게 주지마라
어차피 후회의 여지 없는 완전한 선택은 없으니까
잊지 말 것은, 후회 때문에 엎어지지 않겠다는
필생의 각오
자신과 나눈는 피 흐르는 약속
가능한 한 냉정하고 신속하게 결정하고
필요하면 즉각 등을 돌려라, 영원히
추천0
- 이전글얼씨구나 부등켜 안고 18.09.05
- 다음글보내지는 않았는가 18.09.05
kgroon3042님의자유게시판 관련글
- H인기글 이제 누구의 가슴 11-01
- H인기글 당신께서 내게 11-01
- H인기글 가을이 서럽지 않게 11-01
- H인기글 이렇게 세상이 10-31
- H인기글 날이 저물어 가듯 10-31
- H인기글 바람이고 싶다 10-29
- H인기글 세상의 들꽃 10-29
- H인기글 자신을 아는 사람은 10-29
- H인기글 내 인생길 10-29
- H인기글 가을엔 감이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