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mme Fa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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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4 댓글 0건 조회 739회 작성일 24-09-10 16:28
작가명 신지원, 양지원, 황효정, 박하은
전시기간 2024-09-07 ~ 2024-09-29
초대일시 2024-09-07
휴관일 월요일, 17일
전시장소명 아트 포 랩
전시장주소 14099 경기 안양시 동안구 신기대로33번길 22 지하1층 아트 포 랩
관련링크 https://www.instagram.com/art.for.lab/ 454회 연결
관련링크 https://blog.naver.com/art-for-lab/223571149339 368회 연결

Media For Lab.



POMME FATALE

2024. 9. 7. - 9. 29.

Art For Lab.



여기, 하나의 사과를 둘러싼 네 명의 사람이 있다.

이들은 사과의, 사과에 의한, 사과를 위한 역할을

부여받은 객체로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한다.



본 프로젝트 《Pomme Fatale》 은 인류에게 가장 보편적인 열매이자 매력적인 도상으로 군림해 온 ‘사과(Apple)’ 와 용서를 구하며 건네는 ‘사과(Appologize)’의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언어적 동기를 중심으로, 여성 주체가 자신에게 주어진 수행적 관습을 섭취해내는 방식을 일종의 ‘물질대사(metabolism)’ 과정에 빗대어 발화하고자 한다. 전시명 "Pomme Fatale"은 ‘치명적인 여성’을 뜻하는 숙어 ‘Femme Fatale’를 차용하여, 여성성을 상징하는 'Femme'를 (먹는) 사과를 의미하는 'Pomme'로 대체함으로써 다층적인 의미와 언어적 유희를 담아낸다. 동시에, 사과라는 상징적 이미지가 내포하는 고전적 상징과 현대적 해석을 교차시켜, 여성성에 결부되었던 치명성과 유혹의 개념을 예술의 매체성을 실험하고 전복시키는 사건의 현장으로 재구성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본 전시의 참여자들에게 사과란 자신의 언어가 존재하는 방식을 비추어 보는 프리즘(prism)으로 기능한다. 거칠게 말하면, 이 곳에서 우리는 사과를 ‘화살이 겨눠진 매체(medium)’[1]로서 주체적 화자이자 '약속된 영토'로 호명하려는 것이다.



전시를 구성하는 세 명의 예술가(신지원, 양지원, 황효정)는 종종 미술의 장에서 시각 언어의 보충을 위해 보조적으로 동원되는 매체로 여겨지는 장르인 퍼포먼스, 공예, 문학을 자신의 주요한 토대로 다루어 왔다.[2] 이들이 소화하려 곱씹는 언어는 내/외재적 관계로 인해 순수 미술과 완전하게 섞이지 않는 분리된 층을 형성하는데, 이러한 풍경은 마치 세포의 막(membrane)처럼 무르지만 생동하는 경계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양에 가깝다. 이러한 '맞댐'은 고정된 경계라기보다 예술의 정의가 끊임없이 변화함에 따라 유동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밀고 당기는 긴장 관계로, 예술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상호 간의 위계와 차이를 낳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한다.[3]



작가, 기획자, 그리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구성된 실험의 참여자들은 수개월에 걸쳐 각 여성 화자들이 매체를 다루어 온 방식을 공통된 텍스트를 경유하며 상호 비교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비미술적 표현의 예술적 잠재력과 이를 전통적 미학의 틀 안팎에서 공존할 수 있는 다층적 가능성을 탐구해왔다. 배우이자 퍼포머로서 연기하고 때로 극을 연출하는 신지원(b.1996)은 극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작업해나가는 배우이자 창작자이다. 가속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연극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묻고 답하는 작업들에 관심을 두며, 본 전시에서는 사과의 언어적 리서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화자’로서 주체로 거듭난 사과의 발화와 객체화된 인간 몸의 역행된 관계를 사운드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구현한다. 금속공예 및 설치 작업을 다루는 양지원(b.1990)은 개인의 핸디캡을 창조적인 가능성으로 전복시키며 해방감을 표현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예술가로, 본 전시에서는 여성에게 주어지고 기대되는 능동과 수동의 양상을 사과에 빗대어 표현하며, 공예적 감각을 기반으로 자신을 다스리고 재건하는 '자주적 영토'로서 사과의 이미지를 재구성한다. 텍스트와 스토리텔링을 실험하는 황효정(b.1992)은 극작을 다루며 단편소설을 집필했고, 7년 간 기자로 활동해왔다. 그는 일상 속 흔하게 요구받지만 정작 자신은 받지 못했던, 누구나 정말 받고 싶어하는 사과를 대신 받아주는 상황을 가장하는 픽션 장치를 구축하고 설치한다. 이들을 불러모은 전시의 기획자인 박하은(b.1994)은 정체불명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건네는 사과장수를 자처하며, 사과들의 충돌이 사건을 구성하며 화이트 큐브를 일종의 무대로 인식하도록 유인한다.



이들 예술가들은 자신의 발 앞에 그어진 경계를 무화하고 뛰어넘기보다, 나와 타자가 놓인 각 영토의 성질을 인식하며 매체의 혼종성을 더욱 강화하는 실험을 전개한다.[4]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어떻게 서로 다른 화자들이 같은 장소에 이르러 동시에 발화하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전시를 통해 시각화하고자 한다.



관객, 혹은 청중은 과연 자신이

상상하고 소망해왔던 사과를 받아갈 수 있을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스위스를 배경으로 하는 희극 속 주인공 빌헬름 텔은 전설적인 명사수로, 폭군 게슬러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아들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활로 쏘아 맞추어야 했다.


[2] 로잘린드 크라우스, 『언더 블루 컵』, 최종철(역), 서울: 현실문화, 2023, pp. 35-60.


[3]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박이소(역), 서울: 현실문화, 1997, pp. 33-82.


[4] 하워드 리사티, 『공예란 무엇인가』, 허보윤(역), 서울: 유아당, 2023, pp. 355-373.






Artists

신 지 원 

양 지 원

황 효 정




Curated By

박 하 은




Graphic Design

김 보 경




Sponser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





2024 아트 포 랩 주제기획 프로그램 1

2024 Art For Lab. Thematic Curatorial Program 1

<2024 아트   주제기획 프로그램> 예술의 매체성과 지역성을 중점으로 도시와 사람을 재감각하는  갈래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예술 매체와 서사의 결합  분리를 실험하는 융복합 프로젝트인 [Media For Lab.]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재인식하는 리서치 프로젝트 [Local For Lab.]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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