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게 살이 Hermit Crab-ism / 김지은展 / 2011_0526 ~2011_0625 / 대안공간 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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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4,757회 작성일 11-06-19 20:22전시기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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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명 |
소라게 살이 Hermit Crab-ism
김지은展 / KIMJIEUN / 金智殷 / painting.installation
2011_0526 ~2011_0625
초대일시 / 2011_0526_목요일_06:00pm
주최 / 대안공간 루프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8:00pm
소라게 살이 Hermit Crab-ism
2009년 Skowhegan School of Painting and Sculpture에서의 Summer 레지던시를 시작으로 작가 김지은의 '소라게 살이'는 시작되었다. 근 1년 반 동안 미국 각 지역의 레지던시에서 한 달에서 길어야 두 달 가량 머물며, 연속으로 6번 집을 옮기면서 작업한 것이다. 이방인으로서 이 곳 저 곳 떠돌며 사는 삶과 계속 바뀌는 낯선 환경이 그에게는 작업의 소재이자 생존의 수단이었다.
- 김지은_Dream House_캔버스에 유채와 그라우트_152×203cm_2009
- 김지은_Developer's House 2009_타이벡, OSB, 카모플라쥬 OSB, 나무, 무늬목 시트지와 쓰레기 봉투_360×600cm_2009
거주하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김지은의 작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풍경이 도시관리 규범에 의해 제재된 결과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을 기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미국 디트로이트의 교외지역인 블룸필드 힐스(Bloomfield Hills)로의 이동은 각종 규제에 의해 관리되는 서울과는 상반되는, 대도시 외곽지역의 개발이 극심화되는 현상인 교외화(suburbanization)로 관심을 확장시켰다. 화려한 모터시티(motor city)가 연상되는 디트로이트는 상징적인 이미지 일뿐, 막상 그 도시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슬럼(slum)화 된 현실을 알기 어렵다. 이로써 그의 작업에서 현재 거주하는 곳의 주거조건을 체험하고, 이와 같은 조건이 형성되게 된 이유를 찾는 것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환경이라는 큰 틀은 사람의 생활방식과 사고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만, 현대의 환경이란 결국 사람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고 조성되는 것이다.
한 지역에 오래 머물다 보면 주변 풍경은 마치 오랫동안 걸려져 있던 그림의 배경처럼 단조롭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새삼 주위를 환기시켜 새롭다는 느낌을 받거나 그 장소가 가진 고유의 이미지 배후에 가려진 역사와 제도에 의문을 가지기란 힘들어진다. '낯섦'은 김지은에게 작업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 지역에 처음 발 들여놓는 타인이기에 가능하고, 또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이 처해진 곳에 적응하는 고된 과정을 작업에 연결시켜 일종의 유희로 풀어내는 작가의 태도가 있기에 가능한 작업인 것이다. 경험을 통한 체험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론적 습득을 거쳐 탄생하는 김지은의 작품은 매번 바뀌는 집처럼 모양새는 달라질지언정 작업의 근저에 있는 환경을 읽으려 하는 방식은 유지하며 정체성을 정립한다. 한 사회에 편입된 방랑자는 그 사회에 완전히 속할 수도, 그렇다고 제3자로서 완전히 분리되어 살 수도 없는 애매한 존재이다. 하지만 작가 김지은이 택한 삶의 방식은 제3자로서의 시선으로 인식한 이미지를 단기간 내에 그 사회에 속한 사람보다 더 깊이 연구함으로써 유쾌한 하루살이를 마치고 다음 집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 부유하는 존재감은 마치 우리 사회가 부여한 '작가' 로서의 영역의 모호함과도 일맥상통한다. 소속이 증명되어야만 작가 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새로운 환경에서 창작의 단서를 찾는 작업 방식은 사회 안에서 작가로서의 외로운 떠돌이 삶을 반증하고 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뚜렷한 업무를 분담하지 않은, 이 사회에서의 작가의 위치와 역할 찾기에 대한 고민은 일견 단순한 주변에 대한 재인식으로 해소된다. 인간은 사회적 환경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밀접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기에, 개개인의 삶은 온전히 선택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다. 다만, 주어진 환경과 구조 안에 이미 적절히 분배된 역할 중 하나를 찾아 선택한 것임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존재를 깨닫게 해주는 환경에의 '재인식'의 과정으로서 김지은의 '소라게 살이' 여정을 따라가 볼 수 있을 것이다. ■ 문정민
- 김지은_The Stadium of Corn_창문에 무늬목 시트지와 마스킹테이프_223×793cm_2010
- 김지은_San Miguel Church Choir Loft_무늬목 시트지와 라인테이프_488×732cm_2010
Hermit Crab-ism
KIM Ji Eun's Hermit Crab-ism collection began to take shape during her 2009 summer residency at Skowhegan School of Painting and Sculpture. While taking part in six residencies in the US over the duration of approximately one and a half years, the artist spent no more than two months in one location and changed homes as many as six times. The life as a stranger wandering from one place to another and continued change of scenery served as an inspiration and means of survival for the artist.
Hermit Crab-ism, which mirrors the attributes of areas she has resided in, was created from the realization that cityscapes we encounter every day are, in fact, the product of urban planning practices. The move from Seoul, a metropolitan city tightly controlled by a slew of regulations, to the suburban neighborhood of Bloomfield Hills near Detroit in the US motivated KIM to grow attentive to suburbanization, the spreading outwards of a city to its outskirts. Detroit, nicknamed Motor City, is mostly associated with the world's thriving automotive center. However, contrary to its glamorous image, it is in truth a decrepit city falling into despair, which can only be seriously noted by someone living in the city. That is why KIM came to place importance on exploring actual living conditions of each city she visited and on delving into what contributed to the formation of such conditions. Undoubtedly, the extensive framework called “environment” impacts an individual's lifestyle and way of thinking; but today's “environment” after all is designed and transformed according to the decisions made by members of society.
An extended stay in one location may compel us to take our surroundings for granted and make them look and feel monotonous as a painting that has never been shifted from its original position for years. Once a place becomes overly familiarized, it is not easy to retain a creative viewpoint or to take interest in its history or stories overshadowed by many stereotypes. Unfamiliarity signifies the beginning of work for KIM. Unfamiliarity can be experienced because she sets foot in the area for the first time, and she is capable of finding joy and pleasure in the trying process of adapting to the place she finds herself in. Each of KIM's pieces, created upon hands-on experiences and painstaking efforts to retrace history, may appear different on the outside as did her various residences, but the artist's intent to read into the environment that forms the basis of each place is well kept throughout the entire collection, building an important pillar of her identity. A wanderer, even after stepping into a society, can neither fully belong to that society nor live an isolated life as an outsider. However, KIM succeeds in obtaining and providing insight into the society due to the very fact that she retains the position of an outsider, completes her short stay, and moves on to the next location. Her continued wandering falls in line with the undefined role of an artist. KIM continues her journey of searching for inspirations for her work in new locations and unfamiliar environments, which represent the life of an artist who is often a drifter. The artist strives to identify her position and role as an artist in this society, the boundaries of which she believes are not clearly marked, and solutions emerge from the seemingly simple reinterpretation of her surroundings.
Each individual is closely interconnected with the social environment, constantly influencing each other. Our lives are never composed of or driven by our choices only. The spectrum of options offered to us may be already restricted by the given environment and structure. The traverse across KIM's Hermit Crab-ism will assuredly help us gain a new understanding of the environment in which we remain alive. ■ MOON Jung-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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